사화집에서 읽은 시

아득한 성자/ 조오현

검지 정숙자 2023. 8. 30. 00:13

<2007, 제19회 정지용문학상 수상작>

 

    아득한 성자

 

     조오현(1932-2018, 86세)

 

 

  하루라는 오늘

  오늘이라는 이 하루에

 

  뜨는 해도 다 보고

  지는 해도 다 보았다고

 

  더 이상 더 볼 것 없다고

  알 까고 죽는 하루살이 떼

 

  죽을 때가 지났는데도

  나는 살아있지만

  그 어느 날 그 하루도 산 것 같지 않고 보면

 

  천년을 산다고 해도

  성자는

  아득한 하루살이 떼

    -전문(p. 14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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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35회 지용제 사화집 『어머니 범종소리』/ 2022. 9. 14. <옥천군· 옥천문화원· 지용회> 펴냄. (비매품) 

  * 조오현/ 경남 밀 출생, 1958년 입산, 1968년『시조문학』에 「관음기」가 추천되어 등단, 시조작품「설산에 와서」「할미꽃」「석엽십우도」「석굴암대불」「비파산 가는 길」등, 시집『상수도』『어머니의 하늘』『산에 사는 날에』『아득한 성자』등, 산문집『절간이야기』『무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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