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해변은 끝없이▼ 오정국 멀어지면서 저무는 뒷모습 밤의 해변은 멀거나 가깝고 수평선에 넋을 놓다가 파도 한 줄 노을빛으로 울먹이다가 파도 한 움큼 새벽 바다 어선의 불빛에게도 파도 한 자락 밀려오고 쓸려가는 무한반복의 굴굽이가 무너지고 멈춰 설 때 비로소 홀로임을 깨닫는 모래알들 제본되지 않는 모래의 책이 사방에 널려 있다 닭 뼈다귀 개뼈다귀 사람 뼈다귀가 굴러다닌다 텅 빈 모래밭에서 희고 검은 돌멩이의 시계판 위에서 발끝에서 물밑에서 물결은 겹쳐져서 출렁이지만 제각각의 찰나 속으로 사라진다 폭죽이 솟는다 허공에서 꽃피는 불꽃의 아우성 캄캄하게 메아리치는 겹겹의 구멍들 저 상처를 어찌하랴 싶지만 밤의 해변은 끝없이 널빤지와 신발짝과 폐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