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최선 식탁에게는 누가 밥을 차려줄까 새벽 5시에 가장을 불러 앉히고 나에게는 모닝커피 한잔을 건넨다 숟가락과 밥그릇 부딪는 소리로 허기를 달래는 식탁 그 많은 음식은 제몫이 아니다 노모가 절반을 흘린 밥도 금세 행주가 훔쳐 달아난다 사각의 모서리로 버티는 식탁 가끔 옆구리를 찌르는 것은 허기진 속 알아달라며 내부 비밀을 발설하는 그의 습관성 투정이다 가끔 시장기를 참지못해 발밑에 숨긴 몇 개의 밥알들이 사금파리처럼 날카롭게 발바닥을 찌르기도 한다 귀퉁이에 민들레 한 송이 꽂아 주면 머리핀처럼 반짝이며 근사한 표정을 짓는다 나도 한 때 친척집에 얹혀 살 때가 있었다 때를 놓친 귀가길에는 대문 안쪽에서 밥그릇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면 발뒤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