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 제10회 정지용문학상 수상작>
세한도 가는 길
유안진
서리 덮인 기러기 죽지로
그믐밤을 떠돌던 방황도
伍十嶺고개부터는
추사체로 뻗친 길이다
天命이 일러주는 세한행 그 길이다
누구의 눈물로도 녹지 않는 얼음장길을
닳고 터진 알발로
뜨겁게 녹여 가라신다
매웁고도 아린 향기 자오록한 꽃진 흘려서
자욱자욱 붉게붉게 뒤따르게 하라신다.
-전문(p.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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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35회 지용제 사화집 『어머니 범종소리』/ 2022. 9. 14. <옥천군· 옥천문화원· 지용회> 펴냄. (비매품)
* 유안진/ 1965~1967년 3회 추천 완료되어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달하』『누이』『봄비 한 주머니』『다보탑을 줍다』『거짓말로 참말하기』『알고(考)』『둥근 세모꼴』『걸어서 에덴까지』등, 산문집『지란지교를 꿈꾸며』『축복을 웃도는 것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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