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화집에서 읽은 시

바다 1/ 나채형

검지 정숙자 2023. 8. 16. 12:25

 

    바다 1

 

    나채형

 

 

  고독

  많은 무리 속에서 더 느끼는

  갈증의 메마름

 

  철썩이다 부서지는

  파도 소리 뛰어나가고

 

  내리는 눈물에도 밥숟가락은

  해를 거스르지 않았어

 

  실개천 흐르고 흘러 넓은 바다의

  출렁거림에 깊이 침잠했지

 

  균열된 파랑, 부레들의 몸부림

 

  치성 올리던 징과 꽹과리의 애절한 소리매김

  방생의 기원이었어

 

  억겁에 살아난 기생의 넋이여

 

  진화된 문명의 훈장

  독하게 썩은 바다의 속내

 

  짙푸른 순수가 비틀거리고 있다

     -전문(p. 6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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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산시인포럼 제2집 『Sea & 詩』 에서/ 2023. 7. 20. <미네르바> 펴냄  

  * 나채형/(본명: 라희정)/ 2021년『미네르바』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