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로보로스 정두섭 병 속에는 쥐가 있고 뱀이 있고 뱀이 된 쥐는 없고 쥐를 삼킨 뱀만 있고 좁은 병 못 빠져나와 뱀은 쥐를 뱉고 뱉고 구겨진 몸 다리고 구겨질 몸 걸어놓고 옷걸이 물음표만 남기고 사라질 때 누군가 어깨를 툭 쳤다, 먼저 온 후회였다 -전문- 해설> 한 문장: 시인이 불온함을 위한 시적 장치로 사용하는 것은 골계滑稽이다. 알다시피 골계란 익살이나 우스꽝스러움, 농담과 유머 등의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는 미적 범주의 하나로 숭고와 비장, 우아와 함께 예술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미적 가치라 할 수 있다. 일찌기 조동일은 자신의 문학 연구 방법론을 명시한 여러 저서를 통해 문학작품에는 있어야 할 당위와 있는 것으로서의 현실이 서로 융합하거나 상반함으로써 조화와 갈등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