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사랑한······
최영화
계곡 언덕 위 오솔길
바람에 낙엽 구르는 소리
깊이 쌓인 자리 긴 저음
얕게 쌓인 자리 짧은 고음
낙엽이 시를 읊고 노래 부르는 소리
작은 소沼 물 돌아가는 소리
바람에 달리는 돛단배 낙엽 일렁이는 소리
윤슬에 반짝이는 얼음 위 깨알 구르는 소리
송사기 붕어 개구리 물속 숨바꼭질
시에서 미로 수많은 물방울 소리
해 달 나무들 시냇물에 음계를 바꿔가며 몸 씻는 소리
시냇물에 구르는 한시漢詩 낭송 소리
-전문(p.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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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목문학회 사화집 『즐거운 곡선에서 배회 중』에서/ 2023. 8. 10. <파란> 펴냄
* 최영화/ 2017년 『문예춘추』로 등단, 시집『처용의 수염』『땅에서 하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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