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화집에서 읽은 시

달의 귀환/ 박산하

검지 정숙자 2023. 9. 27. 02:58

 

    달의 귀환

 

     박산하

 

 

  햇무리가 뜬 날, 집을 나왔다

 

  어제는 틀렸고 지금은 맞다라 하였지만

  어제도 맞았고 지금도 맞다고

 

  담담히 일 끝내고 나에게로 오는 길

  이팝꽃, 별이 되어 흩뿌려 준다

 

  기차를 타고 귀향한 사람

  중심에서 변방으로 오는 길

  가장자리가 중심이 될 수 있지

 

  걸림 없는 사람 속으로 스민다는 거

  막걸릿잔 나누며 잘 살겠다, 별빛 몇 점 내려서겠지만

 

  달은 이미 초록인가

  달빛마저 베옷을 짜려 하는

  가장자리의 달그림자 느릿한 울타리에 걸린

     -전문(p. 24)

 

   * 어제는 틀렸고 지금은 맞다: 도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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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목문학회 사화집 『즐거운 곡선에서 배회 중』에서/ 2023. 8. 10. <파란> 펴냄 

  * 박산하/ 2014년『서정과 현실』로 등단, 시집『고니의 물갈퀴를 빌려 쓰다』『아무 것도 묻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