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귀환
박산하
햇무리가 뜬 날, 집을 나왔다
어제는 틀렸고 지금은 맞다라 하였지만
어제도 맞았고 지금도 맞다고
담담히 일 끝내고 나에게로 오는 길
이팝꽃, 별이 되어 흩뿌려 준다
기차를 타고 귀향한 사람
중심에서 변방으로 오는 길
가장자리가 중심이 될 수 있지
걸림 없는 사람 속으로 스민다는 거
막걸릿잔 나누며 잘 살겠다, 별빛 몇 점 내려서겠지만
달은 이미 초록인가
달빛마저 베옷을 짜려 하는
가장자리의 달그림자 느릿한 울타리에 걸린
-전문(p. 24)
* 어제는 틀렸고 지금은 맞다: 도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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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목문학회 사화집 『즐거운 곡선에서 배회 중』에서/ 2023. 8. 10. <파란> 펴냄
* 박산하/ 2014년『서정과 현실』로 등단, 시집『고니의 물갈퀴를 빌려 쓰다』『아무 것도 묻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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