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제30회 정지용문학상 수상작>
그 손
김광규
그것은 커다란 손 같았다
밑에서 받쳐주는 든든한 손
쓰러지거나 떨어지지 않도록
옆에서 감싸주는 따뜻한 손
바람처럼 스쳐가는
보이지 않는 손
누구도 잡을 수 없는
물과 같은 손
시간의 물결 위로 떠내려가는
꽃잎처럼 가녀린 손
아픈 마음 쓰다듬어주는
부드러운 손
팔을 뻗쳐도 닿을락 말락
끝내 놓쳐버린 손
커다란 오동잎처럼 보이던
그 손
-전문(p. 178-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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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35회 지용제 사화집 『어머니 범종소리』/ 2022. 9. 14. <옥천군· 옥천문화원· 지용회> 펴냄 (비매품)
* 김광규/ 1975년 『문학과 지성』 여름호에 「유무」「영산」「부산」「시론」등 4편을 발표하며 등단, 시집『크낙산의 마음』(1986),『좀팽이처럼』(1988), 『물길』(1994), 『가진 것 하나도 없지만』(1998), 시선집『육성과 가성』(1996)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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