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제14회 정지용문학상 수상작>
白鶴峰 · 1
김지하(1941-2022, 81세)
멀리서 보는
白鶴峰
슬프고
두렵구나
가까이서 보면 영락없는
한 마리 흰 학,
봉우리 아래 치솟은
저 팔 층 사리탑
고통과
고통의 결정체인
저 검은 돌탑이
왜 이토록 아리따운가
왜 이토록 소롯소롯한가
투쟁으로 병들고
병으로 여윈 知詵스님 얼굴이
오늘
웬일로
이리 아담한가
이리 소감한가
산문 밖 개울가에서
합장하고 헤어질 때
검은 물 위에 언뜻 비친
흰 장삼 한자락이 펄럭,
아
이제야 알겠구나
흰빛의
서로 다른
두 얼굴을.
-전문(p. 12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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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35회 지용제 사화집 『어머니 범종소리』/ 2022. 9. 14. <옥천군· 옥천문화원· 지용회> 펴냄. (비매품)
* 김지하/ 전남 목포 출생, 1969년 『시인』지에 「황톳길」등 5편을 발표하며 직품 활동 시작, 시집 『타는 목마름으로』『오적』『시삼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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