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제16회 정지용문학상 수상작>
돌아가는 길
문정희
다가서지 마라
눈과 코는 벌써 돌아가고
마지막 흔적만 남은 석불 한 분
지금 막 완성을 꾀하고 있다
부처를 버리고
다시 돌이 되고 있다
어느 인연의 시간이
눈과 코를 새긴 후
여기는 천년 인각사 뜨락
부처의 감옥은 깊고 성스러웠다
다시 한 송이 돌로 돌아가는
자연 앞에
시간은 아무 데도 없다
부질없이 두 손 모으지 마라
완성이라는 말도
다만 저 멀리 비켜서거라
-전문(p. 13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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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35회 지용제 사화집 『어머니 범종소리』/ 2022. 9. 14. <옥천군· 옥천문화원· 지용회> 펴냄. (비매품)
* 문정희/ 전남 보성 출생, 1969년『월간문학』 신인상 당, 시집『남자를 위하여』『오라, 거짓 사랑아』『양귀비꽃 머리에 꽂고』『나는 문이다』『다산의 처녀』『응』, 시선집『지금 장미를 따라』외, 장시집과 시극 산문집 등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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