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그 사람의 얼굴에 달이 스민다/ 한경숙

검지 정숙자 2020. 1. 29. 01:40



    그 사람의 얼굴에 달이 스민다


    한경숙



  손톱처럼 작아진 빛

  얼굴은

  흐르는 강물처럼

  말없이 하늘을 건너간다

  달이 얼굴을 걸어가고 있다

  그 밝은 기억 너머로 달이 진다

  흘러내린 하늘

  산 그림자에 걸려도

  얼굴에 걸린 바위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큰 벼락이 내리쳐도

  갈라지거나 밀리지도 않는다

  새들이 처음 달에 내려앉을 때

  얼굴은 또 어딘가로 흘러간다

    -전문-



    * 심사위원: 손종호  임승빈  박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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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딩아돌하』 2019-겨울호 <신인상> 에서

   * 한경숙/ 서울 출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