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거울과 바람/ 김정태

검지 정숙자 2020. 1. 29. 01:29



    거울과 바람


    김정태



  방문 열고 들어서자 문에 붙어있던 바람이 둘로 나뉘어 들어오고, 앞쪽 벽에서도 웬 사내가 들어오고, 방문 열고 들어온 사내가 턱을 들어 시계를 보자 앞에 서있던 사내는 고개를 들었으나 시계는 보지 못하고 방문을 열고 들어 온 사내가 침대에 눕자 시계를 보지 못한 사내가 따라와 눕고 거울에는 두 발만 남아 있습니다.

  닫힌 문은 닫힌 채로 있고 멀리서 불어 온 바람이 마당의 잔디를 주욱 훑다가 이파리와 이파리 사이에 눕고 남은 바람 몇 줌이 사내가 들어 온 문으로 들어서자 반대쪽 벽에서는 아무도 걸어 나오지 않고 따라 들어 온 바람만 사내의 몸을 주욱 훑으며 침대에 내려앉아 눕고 있습니다.

     -전문-



    * 심사위원: 손종호  임승빈  박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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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딩아돌하』 2019-겨울호 <신인상> 에서

   *  김정태/ 충북 청주 출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