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제9회 한국서정시문학상 수상 시집_송연숙 『봄의 건축가』> 에서 봄의 건축가 송연숙 소쩍새가 망치를 두드려 후동리 밤하늘에 구멍을 내고 있어요 소쩍소쩍 두드린 자리마다 노랗게 별이 쏟아지는 걸 보니 아마 그리움을 건축하는 중인가 봐요 노랗게 황달을 앓으며 어머닌 별처럼 익어가셨어요 어느 구름에 비 들었는지 몰라요 아버지가 잘못 밟아 터져버린 먹구름 솔기 등으로 그 빗줄기를 묵묵히 막아내시던 어머니 아가, 세상사를 조심하거라 아 어머니, 당신의 구부린 등 안쪽은 언제나 뜨뜻한 방이었고, 옷이었고, 밥상이었어요 조심조심 구름을 살피며 발걸음 옮기다 보니 어느새 저도 희끗한 정년의 머리카락이 보여요 잘 살았다는 안도의 숨을 돌릴 겨를도 없이 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