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갔으나 지나가는 여성민 스타벅스 이층에 앉아 시를 쓴다 여러 나라 커피를 마시면 시간은 여러 커피나무에서 따는 여러 저녁 같은데 여러 나라 구름에 손을 넣은 적 있다 손등을 지나 손목까지 커다란 시계로 덮고 다닌 적 있다 거즈처럼 구름 낀 한반도라고 말했다가 복도에서 벌을 섰지 지금은 시계를 풀었지만 거즈 자국이 손목에 남아 있다 시계를 푼 손목은 고무나 젤리같이 느껴지기도 해 미운 애인처럼 젤리는 이빨 사이에 끼고 세상은 젤리를 씹는 힘으로 가득하구나 치아 사이에서 젤리를 빼낼 때 손가락이 잠깐 참호에 들어갔던 느낌 엄마 몰래 여러 저녁에 참전한 느낌 언젠가 참호 밖으로 나갈 거야 소총을 맨 채 커피나무라고 우기거나 죽은 병사들의 손에서 시계를 벗기며 엎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