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님이라 부르던 이름 정빈 어젯밤 꿈속에서 소복이 쌓인 눈 위에 꽃을 그렸어요 베란다 화분에 맺힌 멍울 하나 밤사이 꽃으로 피어나서 이별의 파도를 견디지 못하고 휘청대는 나를 일으켜 세웁니다 새벽을 깨우던 바람은 눈물 한 번 닦아주지 않았던 방관자 보이지는 않지만 곁에 있는 듯 들리지는 않지만 귓가를 맴도는 꽃님이라 불리던 이름 오늘도 고백으로 시작하는 아침입니다 미안해요 고마워요 사랑해요 전하지 못한 말, 들리나요 마지막 눈이 녹기 전에 누군가 어젯밤 그 꽃을 보셨다면 꼭 전해 주세요 수취인은 울 엄마예요 -전문- ▶ 기름과 돌봄의 능력, 그리고 꽃이었던 시절/ 고명재, 정빈 시인의 신작시에 붙여서(발췌)_차성환/ 시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