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같이 사라지다 황상순 숨바꼭질 놀이를 하다가 풀숲 고인돌 밑에 들어 몸을 숨기고 가만히 문을 닫는다 이곳은 오래전에 숨겨놓은 비밀의 방 햇빛에 바래고 월광에 물들 때까지* 아무도 나를 찾지 못하리라 -전문(p. 39) * 褪於日光則爲歷史(퇴어일광칙위역사) 일광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染於月色則爲神化(염어월색칙위신화) 월색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 (출전: 이병주 대하소설 『산하』) --------------- * 시터 동인 제6집 『시 터』 2021. 10. 22. 펴냄 * 황상순/ 1999년『시문학』으로 등단, 시집『어름치 사랑』『사과벌레의 여행』『농담』『오래된 약속』『비둘기 경제학』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