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계단 외 1편 정종숙 새로 지은 집은 콘크리트 냄새가 났다 담벼락에 주춧돌 놓은 사람 이름이 박혀 있고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은 하늘을 안고 있다 구두 발자국 소리 나는 콘크리트 계단 너라는 집을 지어 본 사람은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못하고 오래 서성였던 시간을 기억하는 계단을 잃어버린 사람처럼 마주한다 그때 무엇 때문에 멈칫했는지 계단은 끝내 말하지 않는다 발소리만으로 대화는 이어지고 끊어지기도 한다 멀리 오는 너를 보기 위해서 유리벽으로 지은 집 갚아야 할 무엇이 남아 있어서 힘내서 계단을 오르면 모르는 새가 날아가고 있었다 -전문(p. 32-33) ---------------------- 춥게 걸었다 숱한 표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