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아버지의 주소/ 이종성

검지 정숙자 2024. 8. 16. 02:18

 

    아버지의 주소

 

     이종성

 

 

  모든 것들은

  주소지로 간다

 

  북태평양까지 거슬러 올랐다가도

  회귀하는 연어들

  모천의 주소를 갖고 있다

 

  젊었을 적

  필름이 끊어지시고도

  용케도 집으로 돌아와 눕던

  울 아버지

 

  아흔 넘어 주소를 잃어버리고

  새벽에 몰래

  집을 빠져나가는 아버지

  주소 찾아 헤매신다

 

  남의 집 대문 앞에서

  겨우 어머니 알아보시고,

  '어디 갔었어?'

 

  놓칠세라 주소 붙잡고 졸졸

  따라오시는 아버지

     -전문(p. 20-21)

 

   * 블로그 : 일본어 번역본은 책에서 일독 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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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 사학 철학』에서/ 2024-여름(77)호 <문학_일본어로 읽는 한국시 57> 에서

  * 이종성/ 1993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산의 마음』, 산문집『서대문, 사람의 길을 잇다』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