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숙자 시집『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 시와 만난 사유 : 이복현 기자 《한국의 경제뉴스 통신사 - NSP통신》2017-07-18 (화) [詩단상]/ 이복현(기자) 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 “시와 만난 사유” (서울〓NSP통신) 이복현 기자〓파란에서 정숙자의 시집 ‘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을 출간했다. 이번 시집은 정숙자 시인의 사고의 근간을 볼 수 있는 작품들.. 제9시집· 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 2017.09.12
지형도/ 정숙자 지형도 정숙자 바람과 호수와 산맥과 어울린다는 건 살아간다는 것, 흐른다는 것, 씻긴다는 것, 마모되어간다는 것 (서서히, 혹은 갑작스레) 어/울/림, 흩어놓고 보면 참 다정하고 깊고 슬픈 단 위들이다. 그렇다면 다정하고 깊고 슬픈 템포가 ‘어울림’ 일까 바다와 숲과 새들과 달과 (….. 제9시집· 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 2017.09.11
정숙자 시집『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 해설 : 이찬 초월적 열망의 아날로지, 자유간접화법의 콜라주 - 『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 (2017. 파란) 이찬/ 문학평론가 1. 정숙자의 시집 『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에는 제 일생 전체를 시 쓰기와 책 읽기에 바쳐 온 자의 순도 높은 정념과 충실한 시간의 깊이가 빼곡히 주름져 있다. 이는 지난 시집들에서도 지속적으로 나타났던 바이긴 하지만, 이번 시집에선 “내 목에도 슬슬 주름이 끼어든다. 까닭인즉 신이 내 목을 쥐었다는 것. 서서히 조이고 있다는 것. 결국엔 꽉 막히고 말리라는 것”(「늙」)으로 표상되는 ‘죽음’을 미리 앞질러 달려가 보는 선구적 의식을 통해, 훨씬 더 웅숭깊은 존재론적 광휘를 드리운다. 가령 “나에게는 삼십 년 넘게 위안을 주는 공책이 한 권 있다. 열서너 살 때부터 여기저기 읽고 베낀 .. 제9시집· 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 2017.09.10
정숙자 시집『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 표4 : 이현승 <표4> 정숙자 시집『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 표4 이현승 / 시인 정숙자의 시적 지향은 “새롭게 어리석게”(「몽돌」)이다. 새로움이 그녀가 무수한 생각과 생각과 생각과 생각을 生覺시키면서 얻고자 하는 지고한 목표지만 “새로움은 ‘이미’에게 포위”(「굿모닝 천 년」).. 제9시집· 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 2017.09.09
정숙자 시집『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꽃 속의 너트」/ 작품론 : 채상우 《아시아경제》2017-06-16 (금) 034면 [오후 한 詩]/ 채상우(시인) 꽃 속의 너트 정숙자 꽃 속에 너트가 있다(면 혹자는 못 믿을지도 몰라, 하지만 꽃 속엔 분명 너트 가 있지. 그것도 아주아주 섬세하고 뜨겁고 총명한 너트 가 말이야.) 난 평생토록 꽃 속의 너트를 봐 왔어(라고 말하면 혹자.. 제9시집· 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 2017.06.16
절름발이 바다/ 정숙자 절름발이 바다 정숙자 그는 그를 만든다. 타인은 그의 공간에 겹칠지언정 그 를 만들어 주지 못한다. 없었던 문 열리는 암호? 스스로 찾아야 한다. 바다 울음 차오르는 날 소년소녀들은 책을 읽는다. 책 속에는 바다가 없고 파 고드는 울음도 없다. 소년소녀들은 한동안 그렇게 책만 읽 어.. 제9시집· 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 2017.06.16
문명의 탁자/ 정숙자 문명의 탁자 정숙자 아직, 또 다른 지구는 없다고 한다 발 닿는 곳마다 경쟁이 붙고 심장 근처엔 비극이 산다 약육강식, 가차 없는 질서 그런데도 우리는 이 구석을 ‘아름답다’ 덮는다 멀리서 보면 푸른빛이라 한다 약육강식은 그렇다 치고, 강육약식强肉弱食도 엄연히 존재하는 비탈.. 제9시집· 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 2017.03.09
다시 파란 밤을 꿈꾸어야 할까요?/ 정숙자 다시 파란 밤을 꿈꾸어야 할까요? 정숙자 낡았습니다 이제 어느 면이나 변에서도 속도는 더 이상 파란색이 아닙니다 길이, 예전의 하늘이 아닙니다 왜 그리 속도에 매달려온 것일까요 꼭 그래야만 했을까요 대체 왜? 속도에 속도를 더하는 사이 파란색은 희미해졌습니다 새빨갛던 태양 .. 제9시집· 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 2017.02.09
각자시대/ 정숙자 각자시대 정숙자 무엇을 감지했을까 무엇을 보았을까 제 발자국만으로 족히 마을을 이룬 한 그루 숲속에서 몹시도 흔들리는 푸른 잎, 한 잎 무엇이 불안한 걸까 혹, 앓는 것일까 저 격렬함… 흐느낌일까 다른 잎 모두 잔잔하건만, 한 기둥에 난 잎들이건만 한 잎 한 잎… 무엇이 다른 한 .. 제9시집· 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 2016.12.17
싯다르타/ 정숙자 싯다르타 정숙자 흔들린다. 그 흔들림 하나가 쌓인다 흔들리지 않는다. 그 흔들리지 않음 하나가 쌓인다 흔들리지 않으려고 흔들린다 흔들림과 흔들리지 않음 사이에 반복이 자리한다 ‘살다’를 흔들어 한 음절로 줄이면 삶 파자破字된 ‘사람’을 한 점으로 꾸려도 삶 그리고 모음 하.. 제9시집· 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 2016.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