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시집· 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 92

김윤정_'나'를 이루는 것들, 타자와 자아 사이의 상상력

'나'를 이루는 것들, 타자와 자아 사이의 상상력 김윤정 근대에 대한 반성과 함께 이루어졌던 주체에 관한 논의는 자아를 이루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유가 비윤리적인 것임을 보여주었다. 이성적 사유에 의한 주체 중심주의는 세계를 이끌어가는 원인이었지만 다른 한편 비주체들을 억압하고 파괴하는 부정적 세력이기도 하였다. 이성을 소유한 주체들에 의해 비주체들은 주변인으로서 침묵과 추종을 요구받았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근대 내내 절대 권위를 지켜왔던 이성이란 특정 시대에 의해 지지되던 인간의 특정 성질에 해당한다. 그것은 사유의 일 양상이고 상태의 한 표현이다. 때문에 그것은 권장되고 양성되는 것일 뿐 인간의 존재 전체를 말해주지 못한다. 이성이라는 특정 양식에 비해 인간은 훨씬 더 복잡하고 다단하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