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음표/ 정숙자
온음표 정숙자 1 태양이 비치는 곳이면 거기가 어디든 자연이다 여기기로 했다. 시골 태생인 탓도 있지만 남편(군인)을 따라 전방으 로, 오지로 전전하는 사이 나는 그야말로 자연 사랑의 졸개 가 되어버렸던 것이다. 김제 만경 너른 들판은 내 태가 묻힌 고향이려니와, 부산 강릉 속초 삼척 묵호 정동진 안목 경포 대 삼포 물치 간성 거진 화진포 비무장지대에 이르기까지 동 해안 구석구석 정 붙이며 살았으니 왜 아니 그렇겠는가. 관 광객으로서는 결코 만나 볼 수 없는 매일매일의 색다른 파 도, 골짜기를 비집고 퐁퐁 솟아오르던 옹달샘, 아스라이 절 벽에 피어난 나리꽃……. 그 도드라진 풍경들을 뒤로 하고 아 이들 교육 때문에 서울행을 결정했지만, 나는 누누이 스스로 를 위로해야만 했다 ‘태양이 비치는 곳이면 거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