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세
린 샤론 슈왈츠(Lynne Sharon Schwartz, 1939~, 미국)
꿈속에서 나는 내세에 있었다. 거기는 사람들로
너무 붐볐고, 모두가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 어느 길에서든
비틀거리면서.
내가 누굴 찾느냐고? 답은 뻔하지: 내 엄마.
낯선 사람들을 밀치고 나아가 마침내 그녀를 찾았다,
눈감은 그날처럼, 지쳐있는 모습인 그녀를.
엄마, 하고 외치면서 두 팔로 그녀를 끌어안았으나
나를 보고도 그녀는 반가워하지 않았다. 그녀 두 팔은
축 쳐져 있었다. 붙잡아주세요, 하고 말했다. 내 엄마잖아요!
그녀가 말하길, 이곳에 엄마들은 없단다, 그냥 단절된 영혼들이야.
누구나 그들의 엄마를 찾지. 나는 내 엄마를 찾았고, 그녀도
그 엄마를 찾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지,
그런 식으로, 여러 세대를 거쳐서 말이야. 그녀가 말하길,
엄마들, 아빠들, 가족들, 연인들이란 것은 네가 있는 곳에서나 있지.
여기 우리들은 각자일 뿐이야.
여기서는 도움, 사랑 같은 거 없고 오직 바라보는 것만 있을 뿐.
이런 것이 죽음이 뜻하는 거란다, 얘야, 이것이 우리가 영원을
통과하는 방식이야,
더 이상 베풀 줄 모르는 사랑을 찾으면서. 나는 저절로
몸서리쳐 깨였다. 그런데도 엄마는, 얘야, 얘야, 하고 말했다.
아니면 내가 그 말을 꿈꾸었을 뿐인가, 꿈속에서
꿈꾸었을 뿐인가?
-전문-
* 블로그주: 책에 원본(p.129)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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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파 MUNPA』2019-봄호 <해외문학>에서
* 린 샤론 슈왈츠(Lynne Sharon Schwartz, 1939~, 미국)/ 미국 뉴욕의 부루클린에서 출생했고, 소설가이기도 하다. 시집『In Solitary』(2002) 『SeeYou in the Dark』(2012) 등이 있으며, 번역상 PEN Renato Poggioli Award을 수상하였다.
* 설태수/ 1990년『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금빛 샌드위치』외 다수, 현재 세명대학교 영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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