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운경 김행숙
자화상
흙으로 만든
신의
부스러기
-전문-
해설> 한 문장: 한국시는 한반도의 초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풍부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 시의 초기 사례는 향가와 같은 시적 형식이 발달한 삼국 시대(기원전 37~기원후 668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 토속적인 노래는 종교적, 철학적 주제를 다루며 한국어에 맞게 한문으로 번역되었습니다.
고려 시대(918~1392)에는 고려 가요와 시조와 같은 새로운 시적 형식이 도입되면서 한국 시는 계속 발전해 나갔습니다. 특히 시조는 특정한 음절 패턴을 가진 세 줄로 구성된 매우 인기 있는 시적 형식이 되었습니다. 이 시적 형식은 개인적인 감정과 철학적 성찰을 표현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조선 시대(1392~1910)는 한국 시가 번성했던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는 시조와 가사가 주요한 시적 형식이 되었습니다. 보다 긴 형태의 시조인 가사는 시인들이 보다 복잡하고 서사적인 주제를 탐구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이 시기의 시는 일상생활과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반영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국 시는 단순히 글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노래로 불려지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노래시의 전통은 수 세기에 걸쳐 지속되어 한국 문화의 중요한 부분으로 남아 있습니다. 한국 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회적, 문화적 변화에 적응하며 진화해 왔지만 인간 경험의 깊이를 표현하는 본질은 항상 유지해 왔습니다.
초기 문명부터 오늘날까지 시는 변화와 진화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시인들은 각자의 순간에 자신이 알고 있는 세계를 드러냈고, 시적 창작물을 통해 불멸의 또 다른 세계를 창조하기도 했습니다. 수 세기에 걸쳐 위도를 달리한 수많은 시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한국 시인 김행숙은 시를 통해 세상을 드러내고 또 다른 세상을 창조하는 시대를 초월한 표현의 탐구를 최신 시집에서 선보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운경 김행숙' 시인의 시는 미니멀리즘을 세련되게 표현한 결과물입니다. 한국의 전통적인 시 형식 중 하나인 시조 역시 이러한 미니멀리즘을 잘 보여주는 예입니다. 시조는 3행으로 구성되며 행마다 기교적으로나 주제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조의 대가들은 우주론적, 형이상학적, 관조적, 자연 관련, 사랑, 해학, 정치적 주제를 주로 다루었습니다.
* *
운경 김행숙 시인의 시는 시조의 구조를 엄격히 따르지는 않지만, 존재에 대한 심오한 성찰을 몇 줄로 압축해내는 시조의 간결함과 그 힘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16편의 시로 구성된 『신의 부스러기』의 첫 번째 섹션은 시 「거울」에서 볼 수 있듯이 신비로움과 깊이가 담긴 명상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p. 시 38 / 론170-174) <마리엘라 코르데로(베네수엘라 발렌시아, 1985년 출생/ 시인 · 평론가 ·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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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영 대역 시집 『신의 부스러기』 2024. 9. 30. <상징학연구소> 펴냄
* 운경 김행숙/ 1995년『시문학』으로 등단, 영역시집『As a lamp is lit』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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