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부케 외 2편/ 허윤정

검지 정숙자 2024. 10. 16. 02:40

 

    부케 외 2편

 

     허윤정

 

 

  던져지는

  박수 소리

 

  꽃이다

  이 하루

 

  갈채다 특집방송이다

    -전문(p.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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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가

 

 

  햇살이 머무는 집

 

  그림자의 흔적

 

  바람의 전시관

     -전문(p.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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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나기

 

 

  타자기

  소리

 

  잠들지 못하는

  작곡가

   -전문(p. 168) 

 

 해설> 한 문장: 은유가 관습화되고 고착화되면 죽은 은유가 된다. 죽은 은유는 세계에 대한 이해를 고착화된 인식틀에 가둔다. 그래서 좋은 은유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범주화를 실현한 은유다. 범주화 과정에서 축소되고 은폐된 의미들을 불러내는 것이다. 시인은 고착화된 은유로 범주화된 낡은 이미지가 아니라, 그 은유의 후면으로 축소되고 은폐된 이미지를 호명하는 존재다. 시인은 본능적으로 오랫동안 은폐되어 왔던 이미지를 추구하며 그것에 견딜 수 없는 매혹을 느낀다. 그래서 시가 어떻게 쓰여질지 시인 스스로도 알 수 없다. 시는 "엉뚱한 세계/ 머리와 꼬리가 다른 동물이다"(「시」전문)는 시인의 진술은 고착성과 관습성을 벗어났을 때 더 없이 자유분방해질 수밖에 없는 시적 이미지의 속성을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p. 190) <박대현/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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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영 대역 시집 『이 하루 갈채다 특집방송이다』 2024. 7. 3. <상징학연구소> 펴냄

  * 허윤정/ 경남 산청 출생, 1977-1980년『현대문학』 이원섭 추천, 시집『빛이 고이는 잔盞』『별의 나라』『크낙새의 비밀』『자잘한 풀꽃 그 문전에』『無常의 江』『꽃의 어록語錄』, 동시집『꼬꼬댁 꼬꼬』, 시조집『겹매화 피어있는 집』,  시선집 금속 활자공판『거울과 향기』, 영어 번역 시집『Some Where in the Sky』, 한국대표 서정시 100인선『풀잎 그 이름에 대하여』『서래마을 여자』『일백 편의 한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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