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아우여, 아우여 외 1편/ 윤효

검지 정숙자 2024. 9. 27. 03:02

 

    아우여, 아우여 외 1편

 

     윤효

 

 

  깊은 산골에

  야트막한 오두막 짓고

  푸성귀 밥상에

  햇볕바라기나 하면서

 

  황토방에 따끈히 누워

  문풍지 흔드는 꿈은 저만치 밀쳐두고

  호롱불도 끄고

  달빛 내리는 소리나 들으면서

 

  좋은 산 좋은 물에

  불현듯 기운이 돌아오면

  고향 터전 가꾸듯

  텃밭도 한 뼘 일구면서

 

  한두 해는

  한두 철은

  암 투병 핑계로

  호사를 누려야 하는데

 

  요즘 세상에 위암이 무슨 큰 병이라고

  한 모금 물도 마시지 못하고

  차가운 병실에 갇혀

  떠나야 했느냐.

 

  아아, 아우여, 나의 아우여.

    -전문(p. 7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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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목眼目

 

 

  시인 박목월은

  우리나라 여성 중 세 명만 가려 시인으로 추천했다.

 

  허영자 시인,

  유안진 시인,

  신달자 시인.

 

  박목월은

  우리말글의 숨통이 끊겨버리자 시인 정지용이 부랴부랴 찾아낸 시인이었다

 

  이 다섯 명의 이름을 부르기 위해

  밤마다

  글썽이는 별이 있다.

     -전문(p.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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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시월詩月』에서/ 2024. 9. 23. <서정시학> 펴냄

  * 윤효(본명, 창식昶植)1956년 충남 논산 출생, 1984년『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물결』『얼음새꽃』『햇살방석』『참말』 『배꼽』, 시선집『언어경제학서설』, <작은 詩앗 · 채송화>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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