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여, 아우여 외 1편
윤효
깊은 산골에
야트막한 오두막 짓고
푸성귀 밥상에
햇볕바라기나 하면서
황토방에 따끈히 누워
문풍지 흔드는 꿈은 저만치 밀쳐두고
호롱불도 끄고
달빛 내리는 소리나 들으면서
좋은 산 좋은 물에
불현듯 기운이 돌아오면
고향 터전 가꾸듯
텃밭도 한 뼘 일구면서
한두 해는
한두 철은
암 투병 핑계로
호사를 누려야 하는데
요즘 세상에 위암이 무슨 큰 병이라고
한 모금 물도 마시지 못하고
차가운 병실에 갇혀
떠나야 했느냐.
아아, 아우여, 나의 아우여.
-전문(p. 7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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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목眼目
시인 박목월은
우리나라 여성 중 세 명만 가려 시인으로 추천했다.
허영자 시인,
유안진 시인,
신달자 시인.
박목월은
우리말글의 숨통이 끊겨버리자 시인 정지용이 부랴부랴 찾아낸 시인이었다
이 다섯 명의 이름을 부르기 위해
밤마다
글썽이는 별이 있다.
-전문(p.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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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 『시월詩月』에서/ 2024. 9. 23. <서정시학> 펴냄
* 윤효(본명, 창식昶植)/ 1956년 충남 논산 출생, 1984년『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물결』『얼음새꽃』『햇살방석』『참말』 『배꼽』, 시선집『언어경제학서설』, <작은 詩앗 · 채송화>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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