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시월/ 윤효

검지 정숙자 2024. 9. 27. 02:48

 

    시월

 

    윤효

 

 

  하늘도

  땅도

  헐거워지는

 

  나무도

  풀도

  자꾸 헐거워지는

 

  그 틈으로 

  언뜻언뜻 스치는

  얼굴,

 

  詩月

  -전문-

 

해설> 한 문장: 시집의 표제작인 「시월」은 양가적으로 계절적인 달이면서 시를 쓰는 달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둘은 고독한 계절과 사색의 시간을 통과하면서 그 본질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기계적인 결합으가동된다. 여기서 "하늘도/ 땅도/ 헐거워지는" 그래서  혹은 "나무도/ 풀도/ 자꾸 헐거워지는" 자연의 속도는 빠름으로 이동하지 않고 천천히 생겨났다가 서서히 소멸된다. "그 틈으로" 시인은 "언뜻언뜻 스치는" 것을 보는 것. 그것의 실체는 바로 시의 얼굴을 가리거나 막고 있던 상징계에서 실재계라는 '詩月'을 마주하게 된다. 따라서 그 틈을 메우고 있던 시월이 해방되는 가운데 새로운 시월이 추출되면서 시월은 시월을 투영하면서 중의적인 의미로 구축되기도 한다. (p. 시 51/ 론 110-111) <권성훈/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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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시월 詩月에서/ 2024. 9. 23. <서정시학> 펴냄

  * 윤효(본명, 창식昶植)/ 1956년 충남 논산 출생, 1984년『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물결』『얼음새꽃』『햇살방석』『참말』 『배꼽』, 시선집『언어경제학서설』, <작은 詩앗 · 채송화>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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