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월
박금성
서귀포의 돌담 허물어진 민박집
방에 누워 작은 새벽을 열면
선명한 이름의 흔적들
흔적은 슬픈 일이니까
슬퍼하지 말라고
바스러진 돌 같은 나
축축한 베개에 얼굴 묻고 잠들면
그가 나를 만지고 떠난다
밤을 도려내는 길고양이
묻고 싶다
구겨질 때 슬프냐고
-전문(p. 98)
----------------------------------
* 서정시학회 『미래 서정』(제11호)/ 2022. 12. 31. <서정시학> 펴냄
* 박금성/ 2020년 『서정시학』 신인상 수상
'사화집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쟁기거북 주홍글씨/ 이수국 (0) | 2023.07.10 |
---|---|
구룡동 641번지 종민이네 들깨밭/ 이명열 (0) | 2023.07.10 |
소주/ 손지안 (0) | 2023.07.09 |
나의 새/ 김조민 (0) | 2023.07.09 |
가도 가도 왕십리/ 한영수 (0) | 2023.0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