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백성일 살다가 보니 가는 길이 조금씩 보인다 얼굴에 윤기가 나고 좀 살만하면 누군가 사정없이 허리 부러뜨린다 수없이 당하고 원망과 불평도 했지만 하늘에 주먹질이다 죽은 듯이 참고 삭이고 사나흘 지나면 허리 틍증도 사라진다 어제를 잊어버리고, 서로 끌어안고 몸과 마음도 하나로 얽히고설키고 사랑하면서 하늘 본다 전설의 가훈은 절대로 하늘로 머리 쳐들지 마라 그저 핏줄끼리 서로 한 몸 되어 땅만 보고 살아라 하셨다 땅에 엎드려 죽은 듯이 숨죽이고 오늘도 무르팍 까지도록 기어간다 그래도 땅은 넓다 -전문- 시인의 말> 전문: 게으른 놈이 게으른 놈을 보고/ 참으로 게으르구나 하고 나무란다.// 우여곡절 끝에 6년 만에 3번째/ 시집을 출간하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