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을 기다려 외 1편
김개미
언제부터였는지 모르지만
혼자 있을 때
가끔
로봇이 집에 오는 상상을 한다
기계지만
어딘가 나를 닮아서 실수를 하고
기계지만
고장이 나도 작동을 하는
작년에는 아홉 살짜리
재작년에는 여덟 살짜리
올해는 열 살짜리 로봇이
우리 집에 오는 상상을 한다
혼자 있을 때만 그런 생각을 하는 걸 보면
로봇이 아니라
다른 걸
기다리는 것 같기도 하다
-전문(p.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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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그림자
그애한테 " "를 들은 날 오후에
그림자가 움직이는 걸 지켜봤어요
내 발등에 있던 재스민 그림자가
무릎으로 올라오더라고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어요
-전문(p.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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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간 『P. S』 2023년-여름(2)호 <P.S 동시> 에서
* 김개미/ 2005년 『시와반시』로 시 부문 & 2010년『창비 어린이』로 동시 부문 등단, 시집『악마는 어디서 게으름을 피우는가』『작은 신』, 동시집『오줌이 온다』『티나의 종이집』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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