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로봇을 기다려 외 1편/ 김개미

검지 정숙자 2023. 7. 18. 14:46

 

    로봇을 기다려 외 1편

 

    김개미

 

 

  언제부터였는지 모르지만

  혼자 있을 때

  가끔

  로봇이 집에 오는 상상을 한다

 

  기계지만

  어딘가 나를 닮아서 실수를 하고

  기계지만 

  고장이 나도 작동을 하는

 

  작년에는 아홉 살짜리

  재작년에는 여덟 살짜리

  올해는 열 살짜리 로봇이

  우리 집에 오는 상상을 한다

 

  혼자 있을 때만 그런 생각을 하는 걸 보면

  로봇이 아니라

  다른 걸

  기다리는 것 같기도 하다

    -전문(p.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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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날의 그림자

 

 

  그애한테 "        "를 들은 날 오후에 

  그림자가 움직이는 걸 지켜봤어요

  내 발등에 있던 재스민 그림자가

  무릎으로 올라오더라고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어요

     -전문(p.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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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간 P. S』 2023년-여름(2)호 <P.S 동시> 에서

  * 김개미/ 2005년 『시와반시』로 시 부문 & 2010년『창비 어린이』로 동시 부문 등단, 시집『악마는 어디서 게으름을 피우는가』『작은 신』, 동시집『오줌이 온다』『티나의 종이집』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