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발의 잠/ 신새별

검지 정숙자 2023. 5. 20. 02:10

<동시>

 

    발의 잠

 

    신새별/ 아동문학가

 

 

  서울역 광장에서

  잠자는 아저씨의 맨발이

  종이상자집에 누워 잔다.

 

  어릴 적 뽀얗던 발이

  까맣게 잠들어 있다.

 

  어머니가 두 손으로 씻겨 주었을 발

  힘없이 자고만 있다.

 

  곧 서리가 내린다는데···.

  아들딸한테 돌아가는 꿈이라도 꾸는지

  엄지발가락이

  꼼지락 꼼지락,

 

  신발이 

  종이상자집 앞에서

  까만 맨발을 지키고 있다.

    -전문(p.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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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간문학』2023 - 5월(651)호 <이 시대 창작의 산실/ 대표시> 중에서

  * 신새별/ 1969년 서울 출생, 1998년『아동문예』 동시 당선, 동시집 『시조문학』으로 등단, 시집 『별꽃 찾기』『발의 잠』, 번역서『동화로 읽는 신화와 전설     그리스 신화』(김소희 시인과 공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