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접 장수라 끝내는 방식은 모두 슬프다 몸을 바꿀 수가 없어서 옷 속으로 들어간 그녀가 웅크리고 있다 봄비 때문이 아니었다 you're magic이라 써진 봄을 입고 횡단보도를 웃으며 뛰어가는 긴 머리 아가씨 벚꽃 한 송이를 바라보던 그녀는 다른 세계로 가고 있다 그 웃음에서 운명을 꿈꾸었던 시간을 보았다 삶의 변수가 올 줄 아직 모르는 나이 변수를 예감할 때 누구나 조금씩 시접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여분의 천 조각을 내어 수선해 보아도 겨드랑이 옆구리 사타구니 우리 몸 구석구석 곡선의 결을 따라 다른 온도로 숨어 있는 마음들 변수를 둔 상태는 불투명하다 시접을 모두 써 버려 감당할 여백이 없을 땐 자신을 통째 버리거나 품을 떠나보낸다 몸에 맞지 않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