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면 넘칠까 싶은/ 정숙자 움직이면 넘칠까 싶은 정숙자 움직이면 넘칠까 싶은 임의 볕을 영혼에 안고 한 발 한 발 아기 걸음마 이대도록 걷던 길 새롭습니다 푸른 하늘 청명한 날엔 뇌성 번개 없었던 듯, 안온하듯이 임 모셔 부유한 아침 어제ㅅ일이 꽃단처럼 물드옵니다 늙어도 죽순같이 여린 이 마음 임이사 무.. 제2시집 · 그리워서 2013.02.18
꽃치장한 봄문을 열고/ 정숙자 꽃치장한 봄문을 열고 정숙자 꽃치장한 봄문을 열고 태양의 연(輦)을 놓아 오시옵소서 일만이천 봉 금강산 모양 이 몸 주름져 엎드렸으나 금빛 나인(內人)들 앞서 보이면 폭포는 무지개로 길을 꾸미고 새들 나래껏 공중에 올라 하늘 더욱 맑게 닦으리이다 너무 오래면 기다림인들 쇠하여 .. 제2시집 · 그리워서 2013.02.18
제가 저에게 돌아올 때는/ 정숙자 제가 저에게 돌아올 때는 정숙자 제가 저에게 돌아올 때는 외로움에 업혀서 왔더랍니다 그 돌무덤 지키노라면 임은 민들레로 피어나시고 어느 땐 흰나비로 조용히 날아 이슬도 함께 마셔 달았더이다 세상이 안겨 준 눈물 곁에 별 빚어 놓아주신 은애(恩愛)의 하늘 빗물도 이젠 선약(仙藥).. 제2시집 · 그리워서 2013.02.18
그리도 바라던 임 오시었는데/ 정숙자 그리도 바라던 임 오시었는데 정숙자 그리도 바라던 임 오시었는데 제 안은 왜 이리 담담합니까 혹, 너무도 벅찬 기쁨에 혼을 놓은 것이나 아니옵니까 오시마는 전언도 없이 문 안에 찬연히 놓으신 어가(御駕) 설운 눈물 맺기도 전에 보태어 울라 하시옵니까 예대로 하늘은 높고 대문 허.. 제2시집 · 그리워서 2013.02.18
때 되어도 아니 피는 잎으로 하여/ 정숙자 때되어도 아니 피는 잎으로 하여 정숙자 때 되어도 아니 피는 잎으로 하여 식어 가는 숨인 줄 알았나이다 흥건한 이 봄도 얼음장 같고 솟으려던 꿈나래는 흩어진 구름 진달래 화려히 피는 곁에서 접동새 골짝골짝 흔들며 욺은 마음에 묻은 산, 천이요 만 봉 그 바위 깨느라 치는 몸부림 임.. 제2시집 · 그리워서 2013.02.18
약함이 비록 이슬과 같고/ 정숙자 약함이 비록 이슬과 같고 정숙자 약함이 비록 이슬과 같고 덧없음이 하루살이 같을지라도 태양처럼 강하게, 혹은 하늘처럼 영원히 사는 길을 임이여 일러주지 않으렵니까 은 금같이 소중하며, 혹은 처음 피는 백합인 듯 아름다웁게 한 뼘 두 뼘 오를 수 있는 길을 임이여 일러주지 않으렵.. 제2시집 · 그리워서 2013.02.18
구름 스쳐가는 달빛 만큼만/ 정숙자 구름 스쳐가는 달빛만큼만 정숙자 구름 스쳐가는 달빛만큼만 바윗돌 스쳐가는 물빛만큼만 임의 맘 내 곁 스치시오면 관 속에 갇힌대도 황홀하련만 풀잎 스쳐가는 바람만큼만 길섶 스쳐가는 낙엽만큼만 임의 걸음 내 곁 스치시오면 흙 속에 묻힌대도 찬연하련만 물거품에 잠시 드는 볕뉘.. 제2시집 · 그리워서 2013.02.18
꽃송이의 임 계심에/ 정숙자 꽃송이의 임 계심에 정숙자 꽃송이의 임 계심에 이슬 곁 슬픔도 환희로 피오 별떨기의 임 계심에 구름 사이 외롬도 신비로 뜨오 해, 달빛 임 계심에 모래 위 아픔도 꿈으로 크오. ------------- * 시집 『그리워서』에서/ 1988. 12. 20.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 제2시집 · 그리워서 2013.02.18
침묵도 닦아야 빛이 드옵기/ 정숙자 침묵도 닦아야 빛이 드옵기 정숙자 침묵도 닦아야 빛이 드옵기 더 깊은 침묵 내어 헹궈둡니다 있는 그대로 해맑은 풀꽃 이슬 축여 씻으심같이. 임의 사랑은 얼마나 크기 그토록 잔잔하고 가없습니까 무수한 별들 고운 웃음도 필시 임의 웃음 입었으리니 새 매미 시냇물까지 바쳐드리는 .. 제2시집 · 그리워서 2013.02.17
임께서 내리신 구슬 중에/ 정숙자 임께서 내리신 구슬 중에 정숙자 임께서 내리신 구슬 중에 가장 귀한 옥(玉) 찾았나이다 꿈 속에도 깨어 있는 안개 너머 그리움 하나 몸을 비단으로 감는다 한들 그보다 고울 수 있으오리까 가시덤불 게 덮이고 어두움도 게에 넘치오나 낮달 같은 외롬 가운데 놓아주신 사모의 물레 뵈옵.. 제2시집 · 그리워서 2013.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