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길 아득도 하여/ 정숙자 가파른 길 아득도 하여 정숙자 가파른 길 아득도 하여 지고픈 마음 간절하여요 임의 모습 수놓은 연(鳶)은 얼레에 감긴 채 저만큼 있고 손과 발 서러운 눈은 전세ㅅ적 품갚이로 유배된 볼모 바위 짐 지고도 웃는 꽃떨기 골마다 등불처럼 반짝이는데 고삐 매인 듯 삶에 끌리며 부리망에 갇.. 제2시집 · 그리워서 2013.02.12
그리움은 흔히 피어도/ 정숙자 그리움은 흔히 피어도 정숙자 그리움은 흔히 피어도 기다림은 흔한 꽃이 아님을 임의 음성으로 들었나이다 비몽사몽 선운(仙雲)에 잠겨 더러는 낯선 이가 업어도 가고 더러는 스스로 신을 바꾸며 옥지환도 버리는 언약 원앙잠(鴛鴦簪) 떨어지는 소리에 놀라 깨어보니 제 몸은 타는 숯덩.. 제2시집 · 그리워서 2013.02.12
온누리 잠들어 비인 듯한 밤/ 정숙자 온누리 잠들어 비인 듯한 밤 정숙자 온누리 잠들어 비인 듯한 밤 그리움의 덩굴에 별이 뜹니다 태어나기 전 박꽃이었기 다시 일어도 박꽃이오니 사모의 념으로 타는 이 영혼 이전에도 사모초(思慕草) 아녔사오리 잣나무엔 잣 열리며 그 잣 심으면 또 잣 되올 뿐 하오니, 전생 내생 만 겁 .. 제2시집 · 그리워서 2013.02.12
오월 빛 이토록 아름다우니/ 정숙자 오월 빛 이토록 아름다우니 정숙자 오월 빛 이토록 아름다우니 즐거움이 마땅한 차례이온데 눈부신 만큼 성에 끼는 밤 어찌 감당하며 연명할지요 임 계시면 여린 이 마음 혹여 상할까 둘러 주실 걸 민들레 할멈처럼 바람에 진들 어떤 이가 아까워 돌아볼지요 머지않아 두 눈 흙밥이 되고 .. 제2시집 · 그리워서 2013.02.12
끊어도 이어진 듯/ 정숙자 끊어도 이어진 듯 정숙자 끊어도 이어진 듯 이어도 끊어진 듯 애념(愛念)은 기나긴 강물 병보다도 깊은 시름 한 번에 이은 마음 백 번에도 못 끊으니 심중에 고인 물이 은하(銀河)까지 닿이었네 세월이 칼이라 하니 그에게나 맡겨 볼까 서슬이 이리 무디니 그 날 언제 오러뇨. ------------- * .. 제2시집 · 그리워서 2013.02.12
잠에서 깨어도 꿈인 듯하오/ 정숙자 잠에서 깨어도 꿈인 듯하오 정숙자 잠에서 깨어도 꿈인 듯 하오 꿈속에 누워도 생시ㄴ듯 하오 임의 길 가리운 휘장 때문에 마음은 노상 별 아래 섧고 서양녘 구름 안고 걸을 양이면 양귀비에 취한 듯 허전한 아픔 임이사 동남서북 모두 계시며 달빛처럼 열 손 내어 부르시는데 어느 시샘 .. 제2시집 · 그리워서 2013.02.12
무엇이 돌 되어 멈추오며/ 정숙자 무엇이 돌되어 멈추오며 정숙자 무엇이 돌되어 멈추오며 무엇이 물되어 흐르옵니까 고요의 뱃전에 홀로 앉아 비추이는 그림자 헹구는 한아(閒雅) 슬픔도 기쁨도 여읜 담에야 환희의 노 젓게 된다고 일러주신 임의 말씀은 영원히 뜨는 찬란한 물별* 모자람도 넘침도 없는 마음결 노상 바.. 제2시집 · 그리워서 2013.02.12
별 고운 여름밤 박꽃에 울고/ 정숙자 별 고운 여름밤 박꽃에 울고 정숙자 별 고운 여름밤 박꽃에 울고 달 맑은 가을밤 바람에 우오 그리움 불같이 일어날 때면 두 눈은 뜨고도 장님이 되어 지나가는 발소리 혹여 임인가 낙엽 흩는 소리도 혹여 임인가 고쳐섰다 나부끼는 옷고름마다 기러기들 놓고 가는 눈물의 숯불 폭포수 아.. 제2시집 · 그리워서 2013.02.11
영혼 꺾어드릴 임 계심에/ 정숙자 영혼 꺾어드릴 임 계심에 정숙자 영혼 꺾어드릴 임 계심에 무지개 지지 않는 하늘 봅니다 임을 통하고야 풀 한 포기도 본래의 아름다움 고이 지니고 공중에 무늬 놓는 새의 지저귐 공후空(候처)럼 고웁지 아니합니까 모든 이 이 땅을 고해라 해도 임 생각 모으면 극락이어니 어린 마음 두 .. 제2시집 · 그리워서 2013.02.11
임은 하늘이며 땅이오며/ 정숙자 임은 하늘이며 땅이오며 정숙자 임은 하늘이며 땅이오며 바다이며 산이옵니다 우러르기 차마 어렵고 딛고 서기도 삼가로와 땟자국 많은 마음의 눈 부끄리어 못 뜨옵니다 들꽃 한 점도 별인 양 곱고 쐐기도 제 안보다 순하오니 거울에 담긴 이 얼굴로 부르신들 나아가 뵈이오리까 임이여 .. 제2시집 · 그리워서 2013.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