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그대 말고는/ 정숙자 나에게는 그대 말고는 정숙자 나에게는 그대 말고는 누구의 이름도 바람이라오 나에게는 그대 말고는 누구의 손짓도 그림자라오 나에게는 그대 말고는 누구의 부름도 메아리라오 나에게는 그대 말고는 누구의 사랑도 썰물이라오. ------------- * 시집 『그리워서』에서/ 1988. 12. 20. <명문.. 제2시집 · 그리워서 2013.02.03
빛의 임 마음에 그려/ 정숙자 빛의 임 마음에 그려 정숙자 빛의 임 마음에 그려 내 하룻 삶 행복했었네 바람 불어 하늘을 뚫고 냇물 흘러 들을 뚫을 때 뚫리지 않는 그리움 하나 무서워서 잠 못 들었네 목 메인 기도 임께 바치며 꽃인 듯 피워낸 백결(百結)의 노래 가을 밤 달에 외우고 겨울 아침 눈에 외웠네 하루하루 .. 제2시집 · 그리워서 2013.02.03
달은 뉘에게 길 물어 가고/ 정숙자 달은 뉘에게 길 물어 가고 정숙자 달은 뉘에게 길 물어 가고 해는 뉘에게 길 물어 오나? 시름 태워 재 만들어 강에 띄운지 오래이언만 재 너머 어리운 구름 한 조각 무슨 볼 일 있어 내게로 오나? 임 계셔 고추빛 설움도 있고 숨 조이는 외롬도 쌓였었거니 이제사, 임을 묻고 눈먼 밤인데 눈.. 제2시집 · 그리워서 2013.02.01
꽃보라의 봄 한 번도 없이/ 정숙자 꽃보라의 봄 한 번도 없이 정숙자 꽃보라의 봄 한 번도 없이 온 산 갈바람 핏물 들었네 꿈만 줍다 돌아갈 영혼 어인 꿈으로 예에 왔는지 지금도 임은 마음에 피어 어느 별, 꽃보다 어여쁘건만 홀로된 소복(素服) 서러움 깊어 묻혀도 썩지 않고 목메이려니 생명 있는 몸이면 누구에겐들 애.. 제2시집 · 그리워서 2013.02.01
홀로 된 슬픔 짙은 날이면/ 정숙자 홀로 된 술픔 짙은 날이면 정숙자 홀로 된 슬픔 짙은 날이면 임의 모습 공중에 어리웁니다 남들 눈엔 아니 보여도 남들 귀엔 아니 들려도 조그만 마음 한가운데 내리는 빛과 들리는 음성 그 쏟아지는 금술마다에 부서진 꿈조각 꿰어 올리며 침묵의 곡조로 외우는 노래 임이여, 임이여, 한 .. 제2시집 · 그리워서 2013.02.01
임 계시지 않는 나라는/ 정숙자 임 계시지 않는 나라는 정숙자 임 계시지 않는 나라는 봄도 여름도 겨울입니다 달에 의지하여 기러기 날고 해오라기 발시린 겨울이 오면 소첩(小妾)은 이중의 겨울에 싸여 추위와 외롬 어이하리까 멀고 멀어도 세상길이면 얼싸안고 감읍할 날 그려보련만 몸 놓은 후 별이 되온들 혼절하.. 제2시집 · 그리워서 2013.02.01
외로움 하나 물레에 걸고/ 정숙자 외로움 하나 물레에 걸고 정숙자 외로움 하나 물레에 걸고 날마다 그리움의 노래를 짜네 열 자 스무 자 잇는 폭마다 어쩌면 임의 맘에 가장 고울까 별빛 꺾어다 무늬로 넣고 달빛도 안아다 물을 들이며 청아한 바람 풀벌레 소린 아련한 꿈처럼 세월에 새겨 <해후의 날 무지개 뜬 듯 하늘.. 제2시집 · 그리워서 2013.02.01
임께선 오늘도 듣고 있나요/ 정숙자 임께선 오늘도 듣고 있나요 정숙자 임께선 오늘도 듣고 있나요 마음 다해 부르는 작은 목소리 임께선 오늘도 보고 있나요 마음 다해 모으는 조그만 두 손 세상에 내려 처음 눈뜰 때 너무 밝은 임의 빛에 저는 울었죠 그 빛으로 가슴 속 싹이 돋을 때 기쁘며도 아파서 혼자 울었죠 남몰래 .. 제2시집 · 그리워서 2013.02.01
살아서 못 탄 꽃가마일랑/ 정숙자 살아서 못 탄 꽃가마일랑 정숙자 살아서 못 탄 꽃가마일랑 죽어서 아름다이 타고 가오리 천마(天馬)에 올라 앞서 가시는 임의 뒤에 소첩(小妾)은 족두리 쓰고 매화 모란 의지하던 밤 구름 벗는 기러기 바라다보며 옷고름 끝에 첩첩한 눈물 촌각의 꿈인 듯 잊어버리고 열두 문 지날 때 선운.. 제2시집 · 그리워서 2013.01.31
후기/ 정숙자 후기(後記) 정숙자 작문을 한다는 것은 개개인의 마음과 정신의 표현인 동시에 궁극적으로는 국어를 빛내는 작업이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국어를 빛낸다는 것은 언어의 미를 추구함과 아울러 타민족이 모방할 수 없는 조국혼을 새겨 넣음으로써 생명력을 지니게 되고 시대와 국경을 초.. 제2시집 · 그리워서 2013.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