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저자 김화순 패션의 완성은 멋진 신발이라면서 그 안의 발은 제대로 챙겨준 적 없지 나의 부속으로 살아온 너는 늘 나를 눈부신 곳으로 데려가곤 했는데 얼마나 오래 참고 걸어온 걸까 골퍼의 볼품없는 발이나 발레리나의 끔찍한 발가락은 무대에서 꽃으로 피어날 때 숨죽이고 있었지 가끔 통증으로 말 걸어오는 너는 달의 뒷면처럼 묵묵히 나의 앞길을 비춰주었지 내가 이룬 모든 것은 너와의 협업 환한 웃음 뒤에는 고독한 너의 행보가 있지 나는 네가 써 내려간 기억의 변천사 너는 내 책의 공동저자야 -전문(p. 95) ----------------------- * 『다층』 2024-여름(102)호 > 에서 * 김화순/ 2004년 『시와정신』으로 등단, 시집『구름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