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본강*을 읽다
김연동
피 흘린 상전의 아픔 누구를 탓할 건가
거슬러 가는 배도 물 따라 가는 배도
말없이 띄워 보내며
내색하지 않는구나
기슭에 피는 꽃이, 새로 돋는 풀잎들이
은근히 기다리는 눈인사를 건네 와도
반기는 기색도 없이 그렇게 흘러 갈 뿐,
수난의 전철일랑 다시는 밟지 말자
삽상한 바람 소리 안팎에서 일어나도
아무런 표정도 없이
속울음 울고 가네
-전문-
* 투본강: 베트날 호이안을 흐르는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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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표현』 2019. 9-10월호 <신작시조 & 대표시>에서
* 김연동/ 1987년《경인일보》신춘문예로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조집『휘어지는 연습』『낙관』외. 시조칼럼집『가슴에 젖은 한 수』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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