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투본강*을 읽다/ 김연동

검지 정숙자 2019. 10. 2. 17:34

 

 

    투본강*을 읽다

 

     김연동

 

 

  피 흘린 상전의 아픔 누구를 탓할 건가

  거슬러 가는 배도 물 따라 가는 배도

  말없이 띄워 보내며

  내색하지 않는구나

 

  기슭에 피는 꽃이, 새로 돋는 풀잎들이

  은근히 기다리는 눈인사를 건네 와도

  반기는 기색도 없이 그렇게 흘러 갈 뿐,

 

  수난의 전철일랑 다시는 밟지 말자

  삽상한 바람 소리 안팎에서 일어나도

  아무런 표정도 없이

  속울음 울고 가네

    -전문-

 

  * 투본강: 베트날 호이안을 흐르는 강

 

   --------------

  *『시와표현』 2019. 9-10월호 <작시조 & 대표시>에서

  * 김연동/ 1987년《경인일보》신춘문예로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조집『휘어지는 연습』『낙관』외. 시조칼럼집『가슴에 젖은 한 수』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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