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도회에 와서 죽는다
이재무
시골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도회로 와서 살다가 죽는다
도회에서 태어난 사람들도 도회에서 살다가 죽는다
도회에서 살던 사람들은 죽어서야 도회를 빠져 나간다
도회는 죽음이 성시를 이루는 곳
도처에 죽음이 즐비하게 도사리고 있다
죽기도 전에 유령이 된 사람들이 도시 곳곳을 누비고 있다
도시에 낀 안개가 날마다 두꺼워져 간다
안개 낀 도시에 사람들이 부표처럼 둥둥 흘러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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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와문학』2019-가을호 <시>에서
* 이재무/ 1983년 작품 활동 시작, 시집『슬픔은 어깨로 운다』『슬픔에게 무릎을 꿇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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