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나는 연꽃
시집 『대나무 숲의 소리』에서
강병철(Byeong-Cheol Kang)
한 옛날에, 현인이 말하였네
행복해라.
편안해라.
자신을 진정시키는 법울 배우고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라.
명성과 훈장은 아무 의미가 없다.
모든 것은 바람에 사라져 버린다.
당신의 인간성이 사라지면,
당신은 귀중한 보석을 잃게 된다.
젊은 시절에는 자연법칙을 존중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변화하고 있다.
모든 것이 늙어가고 있다.
현명한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다.
의미 없는 대화를 할 때,
논쟁을 벌일 때,
당신이 무상한 것에 대해 논쟁하고 있음을 깨달아라.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으니
성문화된 규칙과 불문율을 따르라
호흡을 깊고 천천히 하라.
행복해라.
편안해라.
평화를 유지하라.
거기에 위대함이 있다.
현명함으로 삶의 기쁨을 즐겨라.
연꽃 속의 보석은
너, 나, 우리 모두엣 밝게 빛난다.
삶은 계속되며, 자비의 힘은 강하다.
사람들이 사람들을 환영하기를.
연꽃이 열매를 맺기를,
인간 마음의 평화를 위하여.
-전문(p. 176-178)
▶강병철 시인의 주제적 접근의 실험작업과 그 유의미성(발췌) _변의수/ 시인 · 본지 발행/편집인
시인은 "명성과 훈장"을 "먼지"에 비유하고 "현명한 사람의 말"을 "자연법칙"에 은유하고 있다. "의미 없는 대화"의 "논쟁"을 "무상한 것"에 비유하고, "사람"에 대한 사랑과 존중을 "환영"이란 말로 대리하고, "연꽃"으로 은유한다. "명성과 훈장은 아무 의미가 없다" "행복해라/ 편안해라./ 평화를 유지하라./ 거기에 위대함이 있다./ 현명함으로 삶의 기쁨을 즐겨라."와 같은 지시적 계몽의 말들을 깊은 성찰의 세계로 이끄는 것은, 언급한 비유와 대리 같은 다양한 은유들을 곳곳에서 사용하여 전체를 하나의 사유의 꽃밭과 같은 환상 속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의 형식을 통해서 아름다움을 구현하려는 것이 시인들의 일반적인 창작 태도로 새로운 실험의 접근법이다. 이와 달리, 아름다움의 내용으로 새로운 아름다움을 보여주려는 시도는 매우 이례적이고 특수한 세계의 창작 태도이다. 존재론에서 존재 자체를 다루려는 시도는 거의 볼 수 없는 일이다. 지금까지의 철학적 존재론의 사유와 인간과 환경에 대한 사유는 과학적 접근조차도 내용에 대해서가 아닌, 기호학적이고 인식론적 접근과 사유가 주류였다. 인간 자체에 대한 논의는 외계의 행성에 대한 탐험이나 여행보다도 무모한 일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종교에서는 자아를 탐구하고 신에 관해 얘기한다. 그러나, 과학과 학술 그리고 예술의 세계에서 신은 늘 출발선에 있눈 문제이다. 인식론적이고 기호학적 탐구의 대상으로 여겨져온 자아에 대한 지식이나실천적 계몽의 지혜 그리고 삶에 관한 지침과 강령 같은 윤리적 금언 등의 문제를 지에서 다른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나, 어찌보면 참으로 필요한 시도이다. 도를 말하는 순간 도가 아니라는 말이 있듯, 자아를 말하는 순간 자아는 타인이다. 유체이탈이 일어나고 만다. 존재는 결코 존재를 말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형식의 세계만을 다루어야 할까? (p. 시 176-178/ 론 190-192)
* 위 시평은 아래 지면에 게재되었다.
미국: Contemporary Journalism Anthology / Independently
qublished (2024.5.31.)/ 60-72쪽
파키스탄: Sindh Courier (2024. 5. 9.)
그리스: Polis Magazino (2024. 5. 8.)
알바니아: Quick World News (2024. 5. 5.)
Angela Kosta, Orfeu.AL (2024. 5. 5.)// (p. 165)
* 시 영역: 강병철
* 시평 영역: 변의수
* 블로그 註: 외국어 번역본은 책에서 일독 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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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징학 연구소』 2024-가을(15)호 <지구촌 시단 Ⅲ/ 자선시/ 시평> 에서
* 강병철/ 1993년『시문학』으로 등단, 영한시집『대나무 숲의 소리』, 장편소설『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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