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kistan: Sindh Courier 2024. 4. 22./ A poem from Korea Lee, Jai-Hun>
남자의 일생
이재훈
풀잎에 매달려 있다가
툭,
떨어진 애벌레.
아스팔트 위를 기어간다.
사람들의 발자국을 피해 몸을 뒤집는다.
뱃가죽이 아스팔트에 드르륵 끌린다.
그늘을 찾아 몸을 옮기는 데
온 생을 바쳤다.
늦은 오후.
뱃가죽이 뜯어진 애벌레 위로
그림자 잦아들고
온몸에 딱딱한 주름이 진다.
나비 한 마리.
공중으로 날아간다.
풀잎이 몸을 연다.
-전문(p. 126)
* 블로그註: 외국어 대역본은 책에서 일독 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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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징학연구소』 2024-가을(15)호 <지구촌 시단Ⅱ/ 국내 시인 외국 지면 게재>에서
* 이재훈/ 강원 영월 출생, 1998년『현대시』로 등단, 시집『내 최초의 말이 사는 부족에 관한 보고서』『명왕성 되다』『벌레신화』『생물학적인 눈물』『돌이 천둥이다』, 저서『현대시와 허무의식』『딜레마의 시학』『부재의 수사학』『징후와 잉여』 『환상과 토포필리아』, 대담집『나는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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