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xico: ENLA MASMEDULA MAGAZINE 2024. 5. 30./ A poem from Korea Kim, Ji-nyeo>
정착
김지녀
노트에 배 안에서 읽은 책의 제목을 적었다
이것이 기록의 전부다
노트는 열려 있고
한 달이 지났을 때의 일이다
이 섬이 나에겐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묘사하기가 어렵다
너무 단순하기 때문에
해안선이 복잡했다
이 섬으로 들어오는 일은 좋았다
내가 기억할 수 없는 시간을 간직한
좁고
비천한 골목을 내고
난파 직전의 배처럼 바다에 떠 있는
섬이
이미 있었다는 것이, 나를 일렁이게 했으므로
방금 기이한 새소리를 들었다
새가 보이지 않아서
음악과 같았다
한 달이 넘도록 책의 제목만 적힌 노트에 섬, 이라고 적었다
조금 일그러진 모양으로 섬이 커졌다
길어졌다고 하는 것이 정확하다
이 섬은 무한한 점들로 이루어져 있다
노트에 줄 하나가 그어졌다
한 달이 지났을 때
창문의 테두리 하나를 나는 완성했다
-전문(p. 108-109)
* 블로그註: 외국어 대역본은 책에서 일독 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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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징학연구소』 2024-가을(15)호 <지구촌 시단Ⅱ/ 국내 시인 외국 지면 게재>에서
* 김지녀/ 경기 양평 출생, 2012년 『세계의문학』으로 등단, 시집 『시소의 감정』『양들의 사회학』『방금 기이한 새소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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