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강역
고성만
무궁화호 열차가 도착한다
선로를 따라
강물이 밀려온다
허리까지 남실남실 잠겨드는 강
토끼풀 삐비꽃 자운영 피어나던 강
조각배 한 척 두둥실 띄워
조기 홍어 젓갈 실은 채
오르내리던 강
아파트로 둘러싸인 언덕
노란 물탱크
드높은 고가도로에
잊히지 않는 추억처럼
울음만 남기고 사라진 이름처럼
밀려온
물결 휘감아
무궁화호 열차가 떠난다
-전문(p. 147-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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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경계』 2024-여름(61)호 <특집 시 시인을 찾아서>에서
* 고성만/ 전북 부안 출생, 1998년 『동서문학』으로 등단, 시집『파씨 있어요?』외, 시조집『파란, 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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