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우림空友林의 노래 · 59
정숙자
제 수첩의 첫 페이지엔 언제나 당신의 이름이 있습니다. 당신의 이름 주위에 오늘은 많은 꽃을 장식했습니다. 그러나 색칠은 하지 않았습니다. 왠지 수첩의 하얀 바탕을 그대로 간직ᄒᆞ고 싶었습니다. (1990. 12. 20.)
얼핏 작년에 쓴 메모가 보입니다.
‘무덤 나비’ 2023. 8. 9-1:38, 라고요
잠시 숨이 멎는 듯했습니다
내일모레 현충일이 다가오는데···
신에게나 바쳤을 1990년의 하얀 독백과
지난해 수첩 속 무덤 나비와
꽃을 들고 지아비 찾아가는 하루 풍경을···
삼십 년 전(부터)에
누가 예견했던 것일까요
그 누가 지켜봤던 것일까요
대체 누ᄀᆞ 왜 제 벼루에 불어넣어
자신도 모르는 새 받아적게 했던 걸까요
-전문(p. 36-37)
-----------------------
* 『시와경계』 2024-여름(61)호 <신작시>에서
* 정숙자/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 시집『공검 & 굴원』외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 떼가 강을 건너는 법/ 복효근 (0) | 2024.08.25 |
---|---|
새를 기다리며/ 복효근 (0) | 2024.08.25 |
극락강역/ 고성만 (0) | 2024.08.24 |
죽일 마음/ 문보영 (0) | 2024.08.24 |
이티처럼 날아오를 자전거가 필요해/ 신은숙 (0) | 2024.08.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