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산학회檀山學會와 시인詩人 구상具常
강신표
檀山學會 총회가 있었다.
통지서에는 박진원씨 이름이 없이
회장 백으로만 나갔지만 백영철의 수고가 컸다.
어제 밤에 새로 회장이 된 정병수로부터
전화가 와서 서로 이야기했지만
이제는 개인적 차원보다는 집단적 차원에서
원칙을 세우고 일을 해야 할 때인 것 같다고···
이제는 모든 어려운 것이 다 지났고,
치러야 할 홍역도 치렀으니,
정병수 교수같이 맡아야 할 분이 맡았으니 말이다.
아무튼 이전 총회는 참으로 어려운 시련이었다.
이번 총회의 백미는 또 한번 詩人 具常선생님의
말씀을 들어 볼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우연히 연락이 닿아 '술주정'하시겠다고
나오셔 가지고 내심에 맺힌 소리를
들려주신 것이다.
"어떻게 '운명적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역사
적 인간'으로 살 것인가?
이는 오직 '의식혁명'으로서만 가능한 것이다.
우리에게 '人文革命'이 절실하다.
미국 문명과 군인들이 가져다준 '技術적 사고'가
우리 사회와 생활을 혼란으로 이끌었다.
대한민국을 망친 자는 미국 유학생들이다.
에고이스트적 오리엔테이션으로
내 나라는 풍지박산이 되었다.
내가 육혈포를 들어야겠어!
너희들에게 쏘아야겠어!
우리의 희망은 여기 밖에 없다."
나는 여기서 다 옮길 수 없다.
Kamehamea Room에서, Lumis에서,
다시 Kiokyo에서 이날의 老詩人은
우리의 잠을 일깨워 놓았다.
(1972. 3. 9. 하와이 대학에서)
-전문(p. 95-96)
* 작자(1936~ )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1967-73년에 하와이대학에 유학하여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영남대, 이화여대, 한양대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인제대 명예교수로 있다. 저서로 『한국문학연구』 등 7권이 있다. 하와이에서는 1968년에 단산학회檀山學會를 조직하여 공동연구의 분위기를 주도하였다. (p.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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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와이 한인문학동인회 엮음『하와이 시심詩心 100년』에서/ 2005. 1. 5. <관악>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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