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 42
조병화(1921~2003, 82세)
때로 이름을 알고픈 사람이 있다
한동안 간직하고픈 이름이 있다
그러다가
무지개 사라지듯, 하늘에서
그렇게 잊고픈 생각이 있다
3만 6천 피이트
태평양 구름 상공 위를
마냥 같이 나르다가
사라진 미소
호놀루루
아로아
하와이안 기타
나른한 살결
따가운 햇빛 가루 속에
오가는 길손
서로 사라지며
때론 이름을 알고픈 사람이 있다
한동안 간직하고픈 이름이 있다
그러다가
세월 사라지듯, 혼자서
그렇게 잊고픈 생각이 있다.
-전문(p. 73)
◭ 작자(1921~2003, 82세)는 한국의 유명한 시인으로,
경희대 교수와 예술원 회장을 역임했다. 하와이에는
여러차례 방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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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와이 한인문학동인회 엮음 『하와이 시심詩心 100년』에서/ 2005. 1. 5. <관악>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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