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
조동화
불볕에 달아오른 돌담 위를 기어가며
한 생 잎도 꽃도 사랑받지 못하고
줄줄이 낳은 자식마저 비명에 보낸 어미
그예 서리가 내려 온몸이 말라가도
늦둥이 두어 놈만은 한사코 젖을 물려
이 세상 가장 큰 열매 하늘가에 얹는다
-전문(p.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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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 통영문학상 수상작품집』 역대수상자 작품_에서/ 2021. 10. 15. <도서출판 경남> 펴냄
* 조동화(2013년 김상옥시문학상 수상)/ 197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낮은 물소리』『나 하나 꽃피어』『쥐똥나무 열매만한 시들』『고백에 관한 명상』, 시선집『낙동강』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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