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화집에서 읽은 시

독경/ 김선호

검지 정숙자 2023. 5. 12. 02:04

 

    독경

 

    김선호

 

 

  길을 가는데

  물이 보인다

 

  누군가 웃으면서

  이야기하고 있다

 

  풍경 소리가 들린다

 

  관세음보살

 

  절에 아직 가지도 못했는데

  독경을 하고 있다

 

  연꽃이 보이고

  새들이 날아다닌다

 

  고요한 시간

  

  모두 천천히 흘러간다

 

  스님은 안 보이고

  경 읽는 소리만 들린다

    -문(p. 175)

 

  ------------------------

  *『2021 통영문학상 수상작품집』역대수상자 작품_에서/ 2021. 10. 15. <도서출판 경남> 펴냄

  * 김선호(2012년 김춘수시문학상 수상)/ 충남 공주 출생, 2001년 『시문학』으로 등단, 시집『몸속에 시계를 달다』『햇살 마름질』『오래된 책장』

'사화집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힘 힘 너머로/ 장석원  (0) 2023.05.12
아무 망설임 없이/ 김충규  (0) 2023.05.12
호박/ 조동화  (0) 2023.05.11
공동작업실/ 김이듬  (0) 2023.05.11
창령사 터 오백 나한/ 박영식  (0) 2023.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