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화집에서 읽은 시

4월 32일/ 김나영

검지 정숙자 2022. 7. 13. 02:35

 

    4월 32일

 

    김나영

 

 

  내일 도착할 선물을 오늘 기다린다 아침이 오는 방향으로 누워 있으면 귓속으로 초록물이 차오른다

 

  기다리는 자세에 따라 선물은 부풀거나 왜곡되거나 축소도ㅓ거나 못 쓰게 되거나 루머가 되기도 한다

 

  어떤 선장은 먼 항해를 시작할 때 우울한 기운이 도는 선원은 배에 태우지 않는다

 

  나의 연혁은 나쁜 예감과 자주 입을 맞춘다 내 안에 다리를 저는 행려병자 같은 신이 내 기도를 받아먹고 살고 있다

 

  5월은 서른한 개의 초록빛 상자를 풀어 헤치기 시작했다

 

  가도 가도  4월 

     -전문(p. 256)

   

   * 에스프리; 나의시_김나영>에서 한 구절/ "시를 쓰는 일은 즐거움이 되기도 하지만 경이와 중압이 되어 나를 늘 긴장하게 만든다." (p. 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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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획/ 문학과 사람이 선정한 한국 유수의 시인들, 詩와 에스프리

  『내   2022. 6. 10. 초판 1쇄 <문학과 사람> 발행

  * 김나영/ 1998년『예술세계』로 등단, 시집『왼손의 쓸모』『수작』『나는 아무렇지도 않다』, 편저『홍난파 수필선집』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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