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꽃
임애월
대나무가 벼禾과라는 걸
우연히 알았다
하늘로 가는 가장 정직한 거리
직립의 길을 선택한 그의 의지가
육십갑자의 시간 속에서
가볍게 부풀어 오른다
바람이 불 때마다 부서지던 생生의 조각들
게워내고 비워버린 제 속살들은
어디쯤서 포만의 게으름을 좇고 있을까
마지막 공명共鳴으로 밀어올린 한 생애의 방점
딱 한번 피워 올린 꽃이여
나무도 아니고 풀도 아닌 것의 꿋꿋함이여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땅 속 어둠을 거머쥐었던 단단한 발톱 끝에
비로소 어린 날개가 돋아나기 시작한다
-전문(p. 261)
* 에스프리; 나의시_김나영>에서 한 구절/ "시 쓰기는/ 마음속의 거울을 들여다보는 일" (p. 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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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기획/ 문학과 사람이 선정한 한국 유수의 시인들, 詩와 에스프리
『내 생의 詩』 2022. 6. 10. 초판 1쇄 <문학과 사람> 발행
* 임애월/ 1998년『한국시학』으로 작품활동 시작, 시집『그리운 것들은 강 건너에 있다』등 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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